사랑니 발치 후 욱신거리는 통증과 함께 입안 가득 피가 고이는 경험, 생각만 해도 아찔하시죠? 분명히 치과에서는 거즈를 꽉 물고 있으면 괜찮을 거라고 했는데, 한밤중이나 주말 새벽에 피가 멈추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받아온 거즈까지 다 써버렸다면 눈앞이 캄캄해질 겁니다. 혹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응급실이라도 달려가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경험을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여러분의 주방 찬장에 이 상황을 해결해 줄 간단한 응급 처치 아이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니 지혈 안될 때 핵심 요약 3가지
- 거즈가 없다면 물에 적신 녹차나 홍차 티백을 사용해 발치 부위를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지혈의 핵심은 ‘얼마나 세게, 얼마나 꾸준히’ 압박하느냐에 달려있으며, 최소 2~3시간은 지긋이 물고 있어야 합니다.
- 올바른 방법으로 압박해도 3~4시간 이상 출혈이 지속되거나 피가 입안에 고일 정도로 심하다면, 즉시 치과나 응급실에 연락해야 합니다.
왜 사랑니를 뽑으면 피가 멈추지 않을까?
사랑니 발치는 단순히 치아 하나를 뽑는 것을 넘어, 잇몸을 절개하고 경우에 따라 잇몸뼈(치조골)를 일부 삭제하는 수술 과정입니다. 당연히 출혈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 발치 후에는 치아가 있던 자리에 피가 고여 ‘혈병(피떡)’이라는 젤리 형태의 피딱지가 생깁니다. 이 혈병이 외부 세균으로부터 상처를 보호하고, 새로운 살이 차오를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혈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형성된 혈병이 떨어져 나가면, 뼈가 그대로 노출되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드라이소켓’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출혈과 비정상적인 출혈 구분하기
발치 후 하루 이틀 정도 침에 붉은 피가 살짝 섞여 나오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하지만 거즈를 새로 갈아 물었는데 30분도 안 돼서 흠뻑 젖거나, 입안에 피가 흥건하게 고이는 느낌이 든다면 이는 비정상 출혈, 즉 과다 출혈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런 경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지혈의 기본, 거즈 압박 똑똑하게 하는 법
대부분의 출혈은 올바른 압박 지혈만으로도 충분히 멈출 수 있습니다. 치과에서 지혈이 안 된다고 연락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바로 ‘거즈를 제대로 물고 있는지’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거즈를 물고 있습니다.
올바른 거즈 위치와 압력
가장 중요한 것은 거즈를 발치한 부위에 정확히 위치시키고, ‘아프다’ 싶을 정도로 꽉 물어주는 것입니다. 거즈를 헐렁하게 물고 있거나, 발치 부위가 아닌 주변 치아로 물고 있으면 압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지혈 효과가 떨어집니다. 거즈를 두툼하게 접어 발치 부위에 올리고, 위아래 잇몸으로 지그시 누른다는 느낌으로 압박해야 합니다.
거즈 교체 시 주의사항
거즈는 최소 2시간 이상 충분히 물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자주 거즈를 교체하면 막 생기기 시작한 혈병을 자극하여 오히려 재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시간 후 거즈를 조심스럽게 제거해보고, 여전히 출혈이 있다면 새 거즈로 교체하여 1~2시간 더 물고 있도록 합니다. 마른 거즈를 뗄 때 혈병이 같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에 살짝 적셔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거즈 소진! 집에서 찾을 수 있는 응급 대체재
치과에서 준 여분의 거즈를 다 써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황해서 휴지나 솜을 사용하려는 분들이 있지만, 이는 상처에 섬유질이 남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대체재는 바로 ‘티백’입니다.
최고의 대안, 홍차 또는 녹차 티백
| 단계 | 티백 지혈 방법 |
|---|---|
| 1단계 | 깨끗한 홍차나 녹차 티백을 준비합니다. |
| 2단계 | 티백을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에 살짝 적셔 축축하게 만듭니다. |
| 3단계 | 여분의 물기를 가볍게 짜낸 후, 거즈처럼 발치 부위에 직접 올립니다. |
| 4단계 |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그시 물고 있습니다. |
녹차나 홍차에 함유된 ‘탄닌’ 성분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천연 지혈제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치과에서도 거즈가 없을 때 이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출혈,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적절한 응급 처치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지체 없이 병원에 연락하거나 방문해야 합니다.
- 올바른 방법으로 3~4시간 이상 압박 지혈을 시도했음에도 출혈이 줄어들지 않을 때
- 입안에 피가 계속 고여 삼켜야 하거나, 피를 토하는 경우
- 어지러움, 식은땀, 빠른 심장박동 등 쇼크 증상이 나타날 때
- 출혈과 함께 발치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나 심한 붓기가 동반될 때
먼저 발치한 치과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주말이나 새벽이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가까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 또는 야간 진료가 가능한 치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재출혈을 막는 발치 후 주의사항 총정리
성공적으로 지혈이 되었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언제든 재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회복을 위해 발치 후 최소 일주일간은 다음 사항들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일상생활과 구강 관리
- 빨대 사용, 침 뱉기 금지 입안에 음압을 발생시켜 혈병을 탈락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피나 침이 고이면 뱉지 말고 자연스럽게 삼켜야 합니다.
- 흡연과 음주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하고 감염 위험을 높이며, 음주는 혈압을 높여 재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소 일주일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격렬한 운동 및 사우나 혈압을 높일 수 있는 모든 활동은 상처가 아물 때까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면 자세 잠을 잘 때는 평소보다 베개를 높게 하여 머리가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도록 하면 압력을 줄여 출혈과 붓기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 양치질과 가글 발치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치아는 부드럽게 닦아주고, 처방받은 가글액(헥사메딘 등)을 사용해 가볍게 헹궈내는 것이 좋습니다. 강한 양치질이나 가글은 상처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식사와 약물 복용
- 음식 섭취 발치 당일에는 죽이나 요거트 같은 차갑고 부드러운 유동식을 섭취하고,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 처방약 복용 통증, 감염,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처방받은 진통제, 항생제, 소염제는 지시대로 모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이 없다고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니 발치 후 지혈이 안 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당황스럽고 무서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압박 지혈 방법과 거즈를 대체할 티백 사용법만 잘 숙지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위기 상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며, 자가 처치로 해결되지 않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