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우파루파가 알을 낳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 발만 동동 구르고 계신가요? 올챙이처럼 생긴 작은 생명들이 어항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 신비롭기도 하지만, 갓 태어난 새끼(유생)들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 당연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성체 사육 정보는 많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새끼 돌보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부족해서 답답하셨을 겁니다. 이처럼 많은 분들이 초기 유생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안타깝게 작은 생명들을 떠나보내곤 합니다.
우파루파 새끼(유생) 돌보기 핵심 요약
- 갓 부화한 유생에게는 살아있는 브라인 쉬림프(씨몽키)가 최고의 첫 먹이입니다.
- 생존율을 높이려면 동족포식을 막기 위해 반드시 개별 사육을 해야 합니다.
- 매일 100% 환수를 통해 최상의 수질을 유지하는 것이 질병 예방의 핵심입니다.
우파루파 알, 부화의 시작
모든 생명은 알에서 시작됩니다. 우파루파의 번식은 보통 수온이 10~15도 사이로 유지될 때 이루어지며, 암컷은 수초나 어항 벽면에 젤리 같은 알을 수백 개씩 붙여 놓습니다. 이 알들이 건강하게 부화하기까지는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건강한 알과 무정란 구별하기
수정된 유정란은 투명한 젤리 막 안에 검은색 또는 갈색의 핵이 보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길쭉한 형태로 변해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정되지 않은 무정란은 뿌옇게 변하면서 곰팡이가 피기 시작합니다. 곰팡이가 핀 알은 다른 건강한 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즉시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화를 위한 최적의 환경 조건
알들이 건강하게 부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과 적절한 수온입니다. 부모 개체는 알을 먹어버릴 수 있으므로, 알을 발견 즉시 다른 어항으로 옮겨 부화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화용 어항에는 강한 물살을 일으키는 여과기보다는 약한 기포기를 사용하여 잔잔한 산소만 공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온은 18~20도 사이를 유지해주는 것이 부화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갓 태어난 새끼(유생)를 위한 사육 환경 세팅
드디어 올챙이를 닮은 작은 유생들이 알을 깨고 나왔다면, 이제부터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갓 부화한 유생은 매우 연약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개별 사육과 단체 사육
우파루파 유생은 시력이 좋지 않아 움직이는 것은 무조건 입에 넣고 보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서로의 몸을 물어뜯거나 심지어 잡아먹는 ‘동족포식’이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성장 속도에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 크기가 큰 개체가 작은 개체를 공격하는 일이 빈번해지므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개별 사육입니다. 작은 플라스틱 컵이나 칸막이가 있는 사육장을 이용하여 한 마리씩 분리해서 키우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바닥재와 은신처는 필수일까
성체 우파루파 어항을 꾸밀 때는 바닥재나 유목, 수초 등으로 아름다운 레이아웃을 만들지만, 유생 사육 환경은 정반대입니다. 유생 시기에는 청결이 최우선이므로, 배설물이나 남은 먹이를 쉽게 발견하고 청소할 수 있는 탱크항(아무것도 깔지 않은 어항)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바닥재는 유생이 실수로 삼킬 위험이 있고, 은신처는 청소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유생 시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과 시스템의 모든 것
깨끗한 수질 유지를 위해 여과기는 필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주 작은 유생에게는 여과기의 수류가 오히려 강력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외부 여과기나 측면 여과기처럼 강한 물살을 만드는 제품은 피해야 합니다. 만약 여과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수류가 가장 약한 스펀지 여과기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여과기 없이 매일 전체 환수를 통해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파루파 유생의 생존을 좌우하는 먹이 급여
갓 부화한 유생은 몸에 달린 난황(yolk sac)의 영양분으로 2~3일 정도 버틸 수 있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고 배가 홀쭉해지며 헤엄치기 시작하면 첫 먹이를 급여해야 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이느냐에 따라 유생의 성장과 생존이 결정됩니다.
첫 먹이의 중요성
유생의 첫 먹이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살아있는 ‘브라인 쉬림프(Brine shrimp)’입니다. 흔히 ‘씨몽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작은 갑각류는 영양이 풍부하고 살아 움직여 유생의 먹이 반응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페트병 등을 이용해 집에서 직접 부화시켜 급여할 수 있습니다.
추천 먹이 종류와 급여 방법
유생이 성장함에 따라 먹이의 종류와 크기도 점차 바꿔주어야 합니다. 아래 표는 성장 단계별 추천 먹이와 급여 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 성장 단계 | 추천 먹이 | 급여 주기 |
|---|---|---|
| 부화 직후 (~2cm) | 브라인 쉬림프, 물벼룩 | 매일 2~3회 소량 |
| 유생 (~5cm) | 실지렁이, 냉동 짱구벌레(냉짱) 잘게 자른 것 | 매일 1~2회 |
| 아성체 (5cm~) | 냉동 짱구벌레, 히카리 싱킹 카니발 등 인공 사료 | 매일 또는 격일 1회 |
냉동 짱구벌레(냉짱)와 같은 냉동 먹이는 신선한 생먹이를 급속 냉동한 것으로, 보관이 용이하고 편리하게 급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생의 크기가 작을 때는 잘게 잘라서 급여해야 합니다.
먹이 반응과 거식 대처법
건강한 유생은 먹이를 주면 활발하게 쫓아가 사냥합니다. 만약 유생이 먹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거식 증상을 보인다면, 가장 먼저 수질과 수온을 체크해야 합니다. 급격한 수온 변화나 암모니아, 아질산염 수치 상승은 유생의 컨디션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입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환수를 통해 수질을 개선해주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물관리와 수질 유지
우파루파는 평생을 물 속에서 살아가는 양서류로, 깨끗한 수질은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생 시기에는 사소한 수질 악화도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환수의 노예가 되어라
유생을 개별 사육하는 작은 용기에는 여과기가 없기 때문에 배설물과 남은 먹이로 인해 물이 매우 빠르게 오염됩니다. 따라서 매일 100% 전체 환수를 해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이펀을 이용해 바닥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미리 받아두어 염소를 제거한 깨끗한 물로 갈아주어야 합니다.
수온, 생존의 마지노선
우파루파는 저수온에 서식하는 동물로, 높은 수온에 매우 취약합니다. 유생에게 적합한 수온은 18~20도 사이이며, 25도를 넘어가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고 심하면 폐사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수온계로 온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냉각팬이나 아이스팩을 이용해 수온을 낮춰주어야 합니다.
위험 신호 암모니아와 아질산염
생물의 배설물이나 남은 먹이가 부패하면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가 발생합니다. 이 암모니아는 여과 박테리아에 의해 아질산염, 질산염 순서로 분해되는데, 이 과정이 바로 ‘질소 순환’입니다. 암모니아와 아질산염은 우파루파에게 매우 치명적이므로, 수질 테스트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예방법은 매일 환수를 통해 유해 물질이 쌓일 틈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폭풍 성장과 동족포식의 비극
적절한 먹이 공급과 깨끗한 환경이 유지된다면 유생들은 눈에 띄게 성장합니다. 처음에는 앞다리가, 그 다음에는 뒷다리가 돋아나며 점차 성체의 모습을 갖추어 갑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동족포식’의 위험이 가장 높은 때이기도 합니다.
성장 단계별 특징
부화 후 약 1주일이 지나면 앞다리가 돋아나기 시작하고, 2~3주차에는 뒷다리가 나오며 4족 보행을 시작합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제법 우파루파의 모습을 갖추게 되며, 이때부터는 다양한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개체마다 성장 속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사이즈 선별은 선택이 아닌 필수
만약 단체 사육을 하고 있다면, 성장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즉시 크기별로 개체를 분리해주어야 합니다. 비슷한 크기의 개체들끼리 모아두는 것만으로도 동족포식의 비극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크기 차이가 나면 큰 개체가 작은 개체의 다리나 아가미를 물어뜯는 경우가 많으니, 꾸준한 관찰과 선별 작업이 필요합니다.
새끼 우파루파에게 흔한 질병과 예방
연약한 유생들은 질병에 한 번 걸리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깨끗하지 못한 수질에서 비롯되므로, 꾸준한 환수와 물관리가 최고의 예방책입니다.
아가미의 솜털, 곰팡이 감염
수질이 좋지 않으면 아가미나 피부에 솜털 같은 수생균(곰팡이)이 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물속의 유기물이 너무 많다는 신호입니다. 초기에는 깨끗한 물로 매일 환수해주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옅은 농도의 소금욕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유생은 약물에 매우 민감하므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가스참과 복수병
소화 불량이나 수질 악화로 인해 체내에 가스가 차서 몸이 붓거나 물에 뜨는 증상입니다. 먹이 급여량을 줄이고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해주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 특히 소화가 어려운 먹이를 너무 많이 급여했을 때 발생하기 쉬우므로 적절한 양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CITES 등록, 잊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우파루파(정식 명칭: 아홀로틀, 멕시코도롱뇽)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보호받는 국제멸종위기종입니다. 따라서 우파루파를 키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분양(양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경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신고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야생동물이 무분별하게 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중요한 절차이므로, 책임감을 가지고 꼭 이행해야 합니다.